오늘은 세계 3대 커피 중 마지막 하나, 예멘 모카 마타리와 예멘커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예멘의 커피역사
예멘 모카 마타리(Yemen Mocha Matari)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중세시대 15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예멘의 무슬림 수도사들은 밤 기도 시에 잠을 내쫓는 목적으로 커피를 마셨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모카(Mocha)란 이름은 예멘의 서쪽 아래에 위치한 커피를 수출하던 항구도시의 이름입니다. 16C~17C동안 이곳은 세계적인 커피무역 중심지였습니다. 이 모카항을 통해 에티오피아 등지에서 생산된 커피가 유럽으로 수출되었는데 이 커피를 '모카커피'라고 불렀으며 이 커피에서 초코렛향이 난다고 하여 초콜릿커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커피메뉴 중 초콜릿이 들어가는 라떼를 '모카커피'라고 부르는 것도 바로 이 모카항에서 수출되던 모카커피에서부터 유래됩니다. 현재는 모카항은 없어져 존재하지 않으며 모카커피도 에티오피아산이 아닌 예멘에서 생산된 커피를 일컫습니다.
2. 예멘의 커피 생육환경
예멘은 아라비아 반도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아라비아 반도의 사막지형뿐만 아니라 신록과 강수량이 풍부한 지대를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사막은 일교차가 심하여 커피체리가 느리게 성숙되게 하며 이는 다양한 풍미를 만들어 냅니다. 고도가 높은 고산지역은 해발 2000~3000m 정도인데 안개가 많아 커피의 성장속도를 느리게 합니다 이는 커피의 단맛을 더 이끌어 내며 풍부한 맛을 내는데 영향을 줍니다. 예멘에서는 특이하게 와디(wadi), 즉 평소에는 물이 흐르지 않은 건조한 상태이다가 비가 오면 물이 흐르는 간헐하천이 되는 마른 계곡과 협곡을 계단식으로 기경하여 커피나무를 재배하는 독특한 재배풍경을 볼 수 있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계단식 녹차밭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나라의 지원이나 관심이 부족하여 소작농들은 최소한의 관리로 비료 없이 재배하는 덕분에 유기농 커피로 많은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수확은 3~4월과 10~11월 두 차례 하며 핸드픽으로 흠있는 체리를 골라낸 후 햇볕에 자연건조시킵니다.
3. 예멘 모카 마타리 품종과 맛
품종은 '모카 마타리'품종으로 아라비카종의 변종중 하나입니다. 맛의 특징은 깊고 진한 초콜릿 풍미와 와인 같은 산미가 잘 어우러지는 것이며 풍부한 바디감과 흙내음입니다. 원두의 크기나 모양은 불규칙하나 그런 단점을 뛰어넘는 우수한 맛으로 인해 최고급 커피의 대명사로 불립니다. 등급에 따라 3가지로 분류되는데 Extra Special, Special, Mocha typica입니다.
4. 모카커피의 생산과 유통
현재에 이르러서도 예멘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소규모 농장에서 수작업을 통해 재배와 수확, 제조과정이 이루어지므로 예멘 커피만의 독특한 맛과 향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소규모로 관리되는 시스템이기에 농부들은 친환경 농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커피를 생산하는데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많은 커피애호가들의 관심과 지지를 불러일으켜 생산된 커피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예멘 모카 마타리는 최상급 스페셜티 커피로 특별한 마니아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카 마타리의 희소성에 더 힘입어 이것을 수집하고 맛보기는 것을 무척 원하고 좋아하며 그들끼리 단단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예멘커피는 자연건조 후 맷돌을 이용해 껍질을 벗기며 과육을 벗겨낸 후 반건조시킨 상태로 보관하고 유통합니다. 예멘커피의 연간 생산량은 8000톤 정도로 매우 소량입니다. 그나마 대부분의 예멘커피는 일본으로 들어가고 있어 질 좋은 예멘 모카 마타리를 구매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현재는 예멘의 내전으로 인해 커피생산량이 감소되고 품질도 저하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런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서 여러 방면으로 지원하고 지지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5.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와 예멘 모카 마타리
예멘 모카 마타리를 소개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말이 '고흐가 사랑한 커피, 예멘 모카 마타리'이며 "빈센트 반 고흐와 소통하는 길은 예멘 모카 마타리를 마시는 방법 밖에 없다"입니다. 고흐는 네덜란드의 화가로 후기 인상주의 화가입니다. 커피와 관련된 고흐의 작품으로는 '중산모를 쓰고 커피를 마시는 노신사'(드로잉), '밤의 카페테라스' '밤의 카페'가 있습니다. 이런 그림들을 보고 고흐가 카페를 좋아하고 커피를 즐겼을 것이라고 언뜻 생각하기 쉬우나 동생에게 보낸 편지들의 내용을 보면 고흐는 카페라는 곳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느낌과 생각을 지니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편지에 카페라는 곳이 사람들 자신을 파괴할 수도 있고 미치거나 범죄를 일으킬 수도 있는 공간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언급해 놓고 있습니다. 고흐는 당시 경제적으로 절대빈곤 상태였습니다. 그는 조금이라도 돈이 생기면 모델을 구하여 그림을 그리려는 간절함밖에 없었습니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계속 그림을 그리려면 이곳 사람들과 함께하는 아침식사에서 약간의 빵과 함께 마시는 커피 한잔은 꼭 필요하다. 야식으로 찻집에서 두 번째 커피를 마시고..."라고 언급된 부분들은 전후 문맥까지 연결해 읽어보면 고흐가 커피를 즐겨 마셨다로 해석하는 것이 억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모델에게 모델비를 주고 그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라고 적혀있는 또 다른 편지내용에 비추어 볼 때 고흐가 마신 커피는 모델과 함께하는 식사에 함께 나오는 음료로 보는 것이 더 설득력 있습니다. 고흐는 커피를 즐길 경제적 여유도 없었고 빈곤 중에도 술과 담배는 끊지 못하고 그것들에 의존한 것으로 보아 그에게는 한마디로 커피보다는 술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더군다나 고흐가 예멘 모카 마타리를 좋아했다는 얘기는 국내에서나 통하며 검색되는 이야기라고 하니 커피의 인기가 엄청난 한국에서 언제부턴가 상당히 왜곡되어 커피마케팅을 위해 상업적으로 이용된 케이스로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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